"변비엔 식이섬유가 좋다"는 말을 믿고 샐러드도 먹고 현미밥도 챙겨 먹었는데, 오히려 배만 더 빵빵해지고 변비가 악화된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나에게 맞지 않는 식이섬유'를 드시고 계신 것입니다.
식이섬유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물에 녹는지 여부에 따라 '수용성'과 '불용성'으로 나뉘며, 내 변비의 증상에 따라 먹어야 할 종류가 완전히 다릅니다. 오늘은 만성 변비 탈출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식이섬유 구분법과 올바른 섭취 전략을 알려드립니다.
목차
- 1. 식이섬유 먹고 변비가 더 심해진 이유
- 2. 토끼똥 변비엔 '수용성 식이섬유'
- 3. 배변 횟수가 적다면 '불용성 식이섬유'
- 4.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물'의 공식
1. 두 가지 얼굴의 식이섬유
식이섬유는 우리 몸에서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내려가는 탄수화물입니다. 하지만 성질에 따라 역할이 다릅니다.
- 수용성(Soluble): 물에 녹아 젤리처럼 끈적하게 변합니다. 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됩니다.
- 불용성(Insoluble): 물에 녹지 않고 수분을 흡수하여 부풀어 오릅니다. 변의 부피(양)를 늘려 장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합니다.
2. 딱딱한 변(토끼똥) & 경련성 변비라면?
배가 아프고 가스가 차는데 변은 딱딱하고 동글동글하게 끊어지는 '경련성 변비' 혹은 '스트레스성 변비'를 앓고 계신가요? 이때 거친 채소(불용성)를 많이 먹으면 장을 더 자극하여 경련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변을 미역처럼 미끈거리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필요합니다.
미역, 다시마, 김(해조류), 사과, 귤, 오렌지(과일의 펙틴), 귀리, 보리, 견과류
3. 변이 안 나오는 이완성 변비라면?
며칠 동안 화장실을 못 가도 배가 아프지 않고, 변의 양 자체가 적은 어르신들이나 다이어터 분들은 장의 운동 능력이 떨어진 '이완성 변비'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장벽을 자극해서 "일해라!"라고 신호를 주고, 변의 부피를 키워줄 '불용성 식이섬유'가 효과적입니다. 거친 질감의 음식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통곡물(현미), 콩류, 고구마 줄기, 시래기, 브로콜리, 양배추, 팽이버섯
4. 물 없는 식이섬유는 '시멘트'다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면서 물을 안 마시는 것은, 뱃속에 시멘트를 반죽하는 것과 같습니다. 식이섬유는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물이 부족하면 장 속의 수분을 모두 뺏어가 변을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만듭니다.
식이섬유 섭취를 늘린다면 반드시 하루 물 섭취량을 1.5~2리터 이상으로 늘려야 합니다. 만약 물을 마시기 힘들다면 국물이나 차 형태로라도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식이섬유가 제 기능을 발휘하여 쾌변을 돕습니다.
마치며
무조건 많이 먹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내 변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는 것이 변비 탈출의 지름길입니다.
오늘부터 딱딱한 변에는 미역국과 귤을, 무기력한 장에는 현미밥과 나물 반찬을 챙겨 드세요. 그리고 물 한 잔을 더하는 습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